100명을 울린 완소 퀴즈왕
2009.07.30 12:00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7-08월, 203호, 조회수:6722
퀴즈 프로그램 <1대 100>에서 100인을 물리치고 상금을 차지한 카피라이터 설유진 사원. 호기심 많은 스물일곱 살 카피라이터는 순발력과 추리력, 번뜩이는 재치로 퀴즈왕을 거머쥐었다. 열정이 돋보이고 시종일관 유쾌한 그녀와 마주하다.



영감을 주는 장소는 서점이다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서점에 가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사람 구경도 하고. 최근에는 주로 외국 서적 코너에 자주 간다. 일본 서적이나 영어 원서를 보러 가는데 주로 소설을 선택한다. 영어 원서는 추천 받아 읽기도 하는데 현재 읽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와 관련된 이슈를 다룬 책이다.

지하철과 공원도 특별한 장소라고 들었다
출퇴근할 때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책을 읽거나 영화·동영상을 본다. 그럴 때 아이디어가 문득문득 생각난다. 걷는 것을 좋아해 집 앞 올림픽 공원에도 자주 간다. 걸으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한다. 공원은 꽉 차 있던 머릿속을 가볍게 해주고 다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퀴즈 프로그램 <1대 100>에서 1인 도전자 개그맨 이윤석을 물리치고 상금을 차지했다. 소감이 어떤가?
<1대 100> 출연자를 모집하는 회사 공지를 보고 젊었을 때 추억이나 한번 만들고자 출전했다. 나를 포함해 우리 회사에서 총 6명이 참가했다. 퀴즈를 푸는 동안 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방송을 보니 많이 떨고 있더라. <1대 100> 퀴즈 포맷이 문제가 나온 뒤에 보기를 보여주는 형식인데, 문제만 보여줬을 때는 답을 모르겠는데 보기를 보면 답을 알 수 있는 것이 희한했다.

상금은 어떻게 사용했나?
먼저 같이 출연한 분들께 식사 대접을 했다. 또 가족과 친구들, 우리 팀에게도 밥을 샀다. 남은 상금은 여름휴가 때 여행 자금과 노트북을 마련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혼자만 연봉이 올랐다’는 소리도 들었다.

평소 지식 충전 비결을 공개해달라
잡다한 것을 다양하게 접하는 편이다. 영화·책·신문·잡지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보고 읽는다. 웹서핑할 때도 그냥 눈길 닿는 대로 모두 본다. 본 것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 억지로 기억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머릿속에 남는 건 남는 것이고, 나가면 나가는 것이라고 편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쓰고도 만족스러웠던 카피?
입사하고 처음 발령 받은 팀에서 있었던 일이다. 팀장님과 선배 카피라이터, 나까지 셋이서 회의를 했다. 그런데 메인 카피가 쉽게 나오지 않아 회의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러던 중 팀장님께서 프랑스 철학자의 어떤 문장을 꺼내며 ‘어떻게 살려볼 수 없을까’라고 하셨다.

생각나는 대로 한마디 했는데 팀장님과 선배, 두 분 다 좋다고 했다. 카피는 쿠쿠홈시스의 ‘모든 순간이 스타일이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기도 한데 팀장님이 리드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좋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다.

인간 설유진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계속 공부하는 사람’. 친구와 함께 재미삼아 사주카페를 찾은 적이 있는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사주라 평생 무언가를 공부할 것이라고 했다. 그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계속 배우고 싶은 열망이 생긴다. 요즘은 일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해 일어능력시험 2급을 땄고, 올해는 1급에 도전할 계획인데 어려워서 잘 될지 모르겠다.

10년 후 나에게 보내는 편지
서른일곱이네.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모르겠고 아직 결정을 짓고 싶지 않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떤 모습이든지 최선을 다해 살고 있으면 좋겠다. 요즘 들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결정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먼 훗날 자신을 돌아봤을 때 ‘의미 있고 성취감 있는 삶을 살았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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